세계 최초 5G 상용화했지만…갈길 먼 '5G 경제'
세계 최초 5G 상용화했지만…갈길 먼 '5G 경제'
  • 로봇드론 신문
  • 승인 2019.05.0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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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혁신성장은 소득주도성장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경제 활성화 정책의 양축이다. 최저임금, 주52시간제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양극화를 가속화시키고 최하층 일자리를 오히려 줄이는 '역설'을 낳으며 이념논란으로 얼룩질 동안 정작 '일자리 창출'과 직결된 혁신성장은 보이지 않는다. 소비에서 투자로 이어지는 '고리'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혁신성장 전략 부재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코리안 5G 테크 콘서트 '세계 최초 5G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4.8/뉴스1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세계 최초 5G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로 내건 5세대(5G) 이동통신 조기상용화 목표를 달성했다. '세계 최초 타이틀'도 값지다.

5G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5G는 단순히 통신속도가 4G 대비 빨라지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초연결사회를 기반으로 한 '5G 경제'가 작동하는 '대동맥'이다.

인프라와 하드웨어에 강한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는 성공했지만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당초 2020년에서 2019년으로 5G 상용화 일정을 앞당겼지만 5G 연계 산업의 발전은 미흡한 실정이다. 4G 시대에 최대 수혜자는 뻥 뚫린 한국의 4G 고속도로에 무임승차한 유튜브였다. 5G 시대의 '제2의 유튜브'를 발굴하는 게 5G 경제 혁신성장의 핵심이다.

◇5G 상용화 한달이 지났지만…즐길 콘텐츠가 없다

5G는 Δ최대 20기가비피에스(Gbps) '초고속' ΔLTE보다 1만배 이상 더 많은 트래픽을 수용하는 대용량 Δ1평방 킬로미터 당 100만개 기기의 접속이 가능한 '고밀집' Δ1미리 세컨드 이하의 '초저지연' Δ이동 중에도 끊김없는 '고안전성' 등이 특징이다.

이런 특징은 Δ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Δ4K와 8K 등 초고화질 동영상 Δ원격 의료 Δ스마트 팩토리 Δ자율주행 등 서비스뿐만 아니라 Δ스마트폰 Δ반도체 Δ디스플레이 산업의 발전 자양분이 된다.

하지만 5G 상용화 한달이 지나도록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없다. 커버리지가 부족한 현실을 고려하더라도 5G가 가능한 지역조차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없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용화 초기임을 고려하더라도 5G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게 정말 없다"며 "단말 가격 인하하고 보조금 많이 주며 보급하는 건 좋은데 콘텐츠도 어느 정도 갖춰야 이용자들의 불만이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올해 VR·AR 등 지원 사업에 예산 100억원을 투입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콘텐츠 부재' 비판이 제기되자 상용화 한달만인 지난 3일에서야 펀드 조성이라는 추가 대책을 내놓았다.

과기정통부는 실감콘텐츠 분야의 초기시장 창출과 함께 세계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관련 분야 중소기업 성장 지원 펀드를 총 300억원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VR업계 관계자는 "발표 자료를 보면 '4차 산업혁명 시대 5G 기반의 실감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라고 돼 있는데 이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내용"이라며 "그런데 상용화가 되고 마치 이제야 예상한 것처럼 펀드 투자에 나서는 것을 보면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뒷북 대응'에 시장은 기민하게 반응하려 하지만 규제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인터넷TV(IPTV) 가입자 800만명을 넘어선 KT는 시장 1위 사업자임에도 경쟁사에 비해 유료방송 콘텐츠 투자에 소극적인데 이는 '합산규제'(유료방송 합산 점유율 33.33% 초과 금지)와 관련있다.

합산규제 재도입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가 '독점 사업자'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합산규제 재도입에 반대 의사를 보이는 과기정통부가 국회에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이유다.

이제는 '국내 대항마 육성'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골리앗'이 장악한 상황에도 국회는 'KT 규제법'으로 기업 발목잡기에 나서 '역차별 논란'까지 자처하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도 결국은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야 소히 말하는 '대박'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다"며 "눈치보면서 투자를 하지 못하는 이런 상황은 장기적으로 보면 때를 놓치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는 사이 넷플릭스 등 해외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의 국내 점유율 확대는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앱)·리테일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3월 넷플릭스 국내 유료 사용자는 153만명, 결제금액은 200억원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12월 90만명에 머물렀던 국내 넷플릭스 유료 사용자는 지난 1월 107만명, 2월 114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해 지난달 153만명에 이르렀다. 이런 상승세는 더 빨라질 것이란게 업계 관측이다.

하지만 국회는 OTT를 통합방송법으로 끌어들일 움직임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관계자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 영상콘텐츠 소비행태를 보면 OTT는 하루빨리 키워야 하는 사업임에도 우리는 이미 때를 놓쳤다"며 "이런 상황임에도 공정경쟁-보호라는 측면으로 접근해 손발을 묶으려고 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5G 총아' 자율주행차도 삐걱..정보수집부터 문제

5G 상용화로 기대받는 산업 중 하나인 '자율주행'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관련 정부 예산이 과기정통부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나뉘어 있다 보니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 구조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고 네트워크 구축 속도도 빠르지만, 미국이 본격적으로 망 구축에 나선다면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자율주행차가 많이 운행하며 여러 데이터를 습득, 이를 빅데이터화해 언제 어디서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정보수집부터 어려움을 겪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 연구자는 "우리나라에 자율주행차가 60여대인데 미국 '웨이모'는 크라이슬러에 6만대의 자율주행차를 주문했고, 중국 '바이두'는 2000대를 허가받아 운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일반 자동차 구입 비용을 제외하고 자율주행 장비를 장착하는데만 1~2억원인데 정부 예산은 쪼개져 있다 보니 내실 있는 연구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ICT 산업 특성상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피드'이자 적절한 시점에 정부 정책을 펴는 것"라며 "반발짝 늦게 시작한 것이 자칫 아홉, 열 발자국 늦어질 수 있기에 새로운 세상의 변화를 이끌려면 정부의 발빠른 대응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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