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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P 코트를 달구는 두 가지 이야기: 혜성 같은 신예의 등장과 베테랑의 ‘마법 라켓’

남자 프로 테니스(ATP) 투어는 끊임없이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고 베테랑 선수들이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코트를 지배하는 역동적인 무대입니다. 최근 대학 무대를 평정하고 프로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신예가 있는가 하면, 역사상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독특한 장비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베테랑의 이야기도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애리조나의 신성 제이 프렌드, 생애 첫 ATP 챌린저 우승

애리조나 대학 남자 테니스팀의 시니어 제이 프렌드(Jay Friend)의 프로 무대를 향한 놀라운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프렌드는 지난 일요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페어필드 챌린저 대회에서 쟁쟁한 선수들을 물리치고 생애 첫 ATP 챌린저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마이클 모(Michael Mmoh, 세계 랭킹 321위)와 같은 ATP 베테랑 선수들을 포함한 시드 경쟁자들을 연이어 격파하며 인상적인 한 주를 보냈습니다. 결승전에서는 에드워드 윈터(Edward Winter)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2-1 (6-7(3), 6-3, 6-2)의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을 확정 지었습니다. 이번 우승으로 프렌드는 ATP 포인트 50점을 획득하며 프로 랭킹을 더욱 끌어올리게 되었습니다.

대학과 프로 무대를 동시에 정복한 역사적인 시즌

대학 선수 생활과 프로 경력을 성공적으로 병행하며 이룬 성과에 대해 그의 대학팀 감독인 클랜시 쉴즈(Clancy Shields)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쉴즈 감독은 “제이는 지난 1년간 테니스 기술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성숙도와 경기에 임하는 자세 모든 면에서 엄청난 성장을 보여주었습니다”라며, “ITA 올-아메리칸 대회 우승에 이어 곧바로 ATP 챌린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드문 일입니다. 이는 그의 노력과 신념, 그리고 우리 팀이 만들어온 문화를 증명하는 결과입니다. 우리는 그가 정말 자랑스럽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로써 프렌드는 애리조나 와일드캣츠 팀 역사상 최초로 같은 시즌에 ITA 내셔널 챔피언십과 ATP 챌린저 타이틀을 모두 획득한 선수가 되었습니다. 그는 지난 시즌에도 전미 우수 선수(First-Team All-American)로 선정되었고, ITA 라파엘 오수마 스포츠맨십 상을 수상했으며, 단식 34승 4패, 복식 19승 6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프렌드의 다음 도전은 링컨 챌린저 대회가 될 예정이며, 동시에 2026년 대학 리그 시즌 준비도 병행해야 합니다.

‘미친 라켓’을 사용하는 ATP 투어의 전술가, 아드리안 만나리노

제이 프렌드가 눈부신 성적으로 새로운 역사를 쓰는 동안, 코트의 다른 한편에서는 베테랑 아드리안 만나리노(Adrian Mannarino)가 상식을 파괴하는 장비로 테니스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테니스는 미세한 장비 차이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스포츠로, 대부분의 최상위권 선수들은 라켓의 무게나 스트링 텐션(줄의 장력)에 아주 작은 변화만을 줍니다. 하지만 만나리노는 다른 모든 선수들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세레나 윌리엄스의 전 코치로 유명한 파트릭 무라토글루(Patrick Mouratoglou)는 최근 만나리노를 ‘전술의 대가’라 칭하며 그의 ‘말도 안 되는’ 라켓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역사상 가장 낮은 텐션, 8kg의 비밀

무라토글루는 자신의 SNS를 통해 “만나리노는 정말 독특한 사례입니다. 무엇보다도, 그의 라켓 텐션은 역사상 가장 낮다고 확신합니다. 그는 8kg의 텐션을 사용합니다. 도대체 누가 그렇게 하겠습니까? 이건 정말 비정상적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다른 선수에게 15kg으로 뛸 수 있냐고 물으면 대부분 ‘절대 불가능하다’고 답할 텐데, 그는 8kg으로 경기합니다. 텐션이 이렇게 낮으면 소위 ‘트램펄린 효과’가 발생합니다. 공이 스트링 깊숙이 들어갔다가 튕겨져 나오면서 엄청난 파워를 제공하지만, 컨트롤은 훨씬 더 어려워집니다. 즉, 그는 8kg짜리 라켓으로 공을 제어할 수 있는 경이로운 감각을 지닌 것입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무라토글루에 따르면, 이러한 독특한 세팅은 만나리노의 플레이 스타일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그는 경기를 주도하려는 선수가 아닌, 전형적인 ‘카운터펀처’입니다. 그는 뛰어난 코트 커버 능력과 비정형적인 백핸드 기술을 바탕으로 상대의 힘을 역이용합니다. 특히 그의 왼손 서브는 믿을 수 없는 각도를 만들어내며, 리턴 능력 또한 매우 뛰어납니다. 무라토글루는 “그가 ‘전술의 대가’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의 플레이 방식은 상대하기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오랫동안 훌륭한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