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무대가 쉴 틈 없이 돌아가며 연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리그 전반의 수준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야구 저변 확대와 발전을 이끌어온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한은회)가 발표한 수상자 명단은 현재 KBO의 위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다. 선배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선 송성문은 이번 시즌 그야말로 미친 활약을 펼쳤다. 정규시즌 144경기 전 경기를 소화하는 철인 같은 체력을 과시한 것은 물론, 안타와 득점,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부문에서 모두 2위를 마크하며 팀의 심장 역할을 해냈다. 타율 0.315에 26개의 아치, 90타점, 25도루까지 곁들인 꽉 찬 육각형 스탯은 그가 왜 현재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신청해 빅리그 진출을 정조준하고 있는지 증명한다. 여기에 KT 위즈의 안현민이 최고의 신인 타이틀을 거머쥐며 리그 내 신구 조화가 완벽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렸다.
선배들이 인정한 영광스러운 훈장의 여운이 짙게 남은 가운데, 당장 그라운드 위에서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베팅 전쟁과 피 말리는 순위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스포츠 베터들의 촉각이 곤두서는 매치업은 단연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1위 KT 위즈와 4위 SSG 랜더스의 맞대결이다. 23승 13패로 순항 중인 KT가 안방으로 20승 16패의 SSG를 불러들이는 구도에서 오즈메이커들의 시선은 다소 기울어 있다. KT가 -144의 정배당을, SSG가 +120의 역배당을 받았다. 언더오버 기준점은 9점으로 열렸는데, 두 팀이 뿜어내는 화력을 고려하면 꽤나 공격적인 베팅을 고민하게 만드는 흥미로운 라인이다.
랜더스의 막강한 화력과 수비 라인업
원정길에 오르는 SSG의 득점 생산력은 상대 마운드에 상당한 압박을 준다. 경기당 5.5득점을 뽑아내며 이 부문 리그 2위에 랭크된 랜더스 타선은 이미 202득점 고지를 밟았고 0.358의 준수한 출루율을 유지하고 있다. 팀 전체가 63개의 2루타와 39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0.266의 타율 속에서도 0.416이라는 훌륭한 장타율을 뽐낸다. 280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174번이나 걸어 나가는 끈질긴 승부 호흡도 눈에 띈다.
이 타선의 중심에는 언제든 흐름을 단숨에 뒤집을 수 있는 클러치 히터 박성한이 버티고 있다. 개인 통산 37개의 담장 밖 타구와 299타점을 기록 중인 그는 3,012번의 타석에서 747번의 안타를 때려내며 998루타를 달성했다. 통산 타율 0.288과 364득점, 0.759의 OPS 수치도 좋지만, 무엇보다 447개의 삼진 대비 358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만든 0.374의 출루율은 그가 얼마나 투수들의 진을 빼놓는 타자인지 잘 보여준다.
수비 지표 역시 안정감이 있다. 995개의 풋아웃과 362개의 어시스트, 28개의 실책으로 0.980의 수비율(리그 7위)을 지키고 있으며 35개의 병살타를 엮어냈다. 베이스러닝에서는 25번의 도루 성공과 8번의 실패로 24.2%의 도루 실패율을 기록 중이다. 마운드는 팀 평균자책점 4.54(리그 6위)로 다소 기복을 보이며 317개의 피안타(9이닝당 8.6개)와 29피홈런, 186실점(167자책)을 허용했다. 다만 1.64의 삼진/볼넷 비율과 1.47의 WHIP를 기록하며 277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는 위기관리 능력은 여전히 살아있다.
마법사 군단의 짠물 피칭과 타격 기계
이를 맞이하는 KT 위즈의 투타 밸런스는 선두의 위용 그 자체다. 팀 27홈런, 60개의 2루타를 앞세워 191타점, 200득점을 쓸어 담았다. 경기당 5.41득점(리그 3위), 타율 0.280, 출루율 0.365, 팀 장타율 0.398 등 타격의 순도가 전반적으로 상당히 높다. 타석에서 283번의 삼진을 당했지만 167번의 볼넷을 얻어내며 총 363개의 안타를 쳐냈다.
이러한 KT 타선이 상대에게 공포감을 주는 가장 큰 이유는 타격 기계 김현수의 존재감 때문이다. 8,839타석이라는 방대한 표본 속에서 통산 타율 0.309, 2,735안타, 1,339득점, 1,592타점을 쌓아 올린 살아있는 전설이다. 272개의 홈런과 통산 4,121루타, 0.466의 장타율은 차치하더라도, 1,100번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무려 1,161개의 볼넷을 골라낸 미친 선구안으로 출루율 0.390, OPS 0.856을 마크하고 있다.
투수진과 야수진의 조화도 리그 정상급이다. 0.984의 수비율로 리그 2위에 올라 있으며 38개의 병살을 완성했다. 1,006개의 풋아웃과 381어시스트, 단 22개의 실책만이 기록지에 적혀있다. 37번의 도루 시도 중 30번을 안착시키는 기동력(실패율 18.9%)도 상대를 껄끄럽게 만든다. 마운드는 강력한 짠물 피칭으로 화답하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 4.00, WHIP 1.358, FIP 4.32를 기록하며 161실점(149자책)만을 내줬다. 9이닝당 실점은 4.32점으로 리그 2위 짠물이다. 342개의 피안타와 28개의 피홈런을 허용했지만, 312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볼넷은 단 113개만 내주는(K/BB 2.76) 압도적인 제구력을 과시하고 있어 이번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핵심 카드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