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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카 ‘넥스트 젠’ 평등의 시대는 끝났나? 조쉬 베리의 거취와 함께 보는 현재의 판도

넥스트 젠 차량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 19명의 각기 다른 우승자가 나오며 나스카 역사상 가장 치열한 시즌을 예고했다. 중소 규모 팀들도 전략만 잘 짜면 강팀들을 꺾을 수 있는, 말 그대로 ‘평준화’의 시대가 열린 듯했다. 하지만 그 꿈은 5년도 채 안 되어 씁쓸하게 막을 내린 것 같다.

2026년 시즌의 양상은 완벽하게 뒤집혔다. 현재까지 도요타가 16번의 레이스 중 10번을 쓸어 담았다. 특히 타일러 레딕과 데니 햄린의 활약은 압도적이다. 두 드라이버가 합쳐 9승을 거뒀는데, 이는 전체 일정의 절반이 넘는 수치다. 각각 3연승씩을 기록하며 3위인 라이언 블레이니를 포인트 순위에서 146점 차이로 따돌렸으니, 두 선수의 독주 체제가 얼마나 공고한지 알 수 있다. 넥스트 젠 시대 이후 시즌 평균 순위가 11.0보다 좋았던 드라이버는 없었는데, 레딕과 햄린은 시즌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각각 7.2와 7.8이라는 비현실적인 기록을 쓰고 있다.

다른 제조사들의 상황은 처참하다. 쉐보레는 2026년형 카마로 바디 적응에 애를 먹고 있고, 디펜딩 챔피언 카일 라슨은 1년 넘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쉐보레의 간판인 헨드릭 모터스포츠마저 체이스 엘리엇의 2승에 그치며 고전 중이다. 포드는 라이언 블레이니를 제외하면 사실상 존재감이 없다. 블레이니가 2026년에 거둔 1승이 포드의 유일한 성과라는 점이 지금의 쏠림 현상을 잘 보여준다.

예선은 곧 결선이 되었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는 예선 1위가 우승한 경우가 52번 중 단 한 번뿐이었지만, 최근 37번의 레이스에서는 무려 15번이나 예선 1위가 승기를 잡았다. 1열 출발 차량이 우승할 확률은 62%에 달한다. 로드 코스도 마찬가지다. 한때 이변의 장이었던 로드 코스는 이제 셰인 밴 기스버겐의 독무대다. 그는 최근 7번의 레이스 중 6번을 우승하며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드래프팅 트랙조차 더 이상 이변의 무대가 아니다. 2025년 이후 열린 9번의 드래프팅 레이스 중 8번을 소위 ‘4대 강팀’이 가져갔다. 카슨 호세바의 깜짝 우승 정도가 유일한 예외였다.

이런 숨 막히는 강자 독식 환경 속에서 드라이버들은 더욱 가혹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최근 조쉬 베리가 2027년 시즌부터 우드 브라더스 레이싱의 21번 포드 차량을 타지 않게 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현재 30위에 머물러 있는 그의 거취는 2027년 이적 시장의 중요한 변수가 됐다.

조쉬 베리의 차기 행선지로는 몇몇 팀이 거론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은 헨드릭 모터스포츠다. 48번 차량의 알렉스 보우먼이 2024년 시카고 스트릿 레이스 이후 우승이 없으며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과거 헨드릭 모터스포츠의 대타로 뛴 경험이 있고 JR 모터스포츠 시절의 인연도 있어 아예 가능성이 없는 시나리오는 아니다.

리처드 칠드레스 레이싱(RCR)도 선택지 중 하나다. 카일 부시의 갑작스러운 부재 이후 오스틴 힐이 임시로 33번 쉐보레 차량을 몰고 있지만, 아직 2027년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 RCR이 베리에게 기회를 줄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프론트 로우 모터스포츠(FRM)일 것이다. 라인업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문이 도는 가운데, 포드 차량을 경험해 본 베리에게는 가장 자연스러운 이적지일 수 있다. 만약 최상위권 팀으로의 직행이 어렵다면, 친정팀인 JR 모터스포츠로 돌아가는 것도 경력 반등을 위한 좋은 카드다. 2021년 데뷔 이후 오라일리 오토 파츠 시리즈에서 보여준 실력을 생각하면, 다시 한번 하위 리그에서 실력을 증명한 뒤 컵 시리즈 재진입을 노리는 것이 그에게는 더 나은 길일지도 모른다. 2024년 스튜어트-하스 레이싱의 운영 종료로 이미 한 차례 쓴맛을 본 그에게 2027년은 커리어의 갈림길이 될 것이다.

By 정준영 (Jung Joon-young)